죄 고백, '나만의 동굴' 벗어나기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 마음에 간사함이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 이로 말미암아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그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악인에게는 많은 슬픔이 있으나 여호와를 신뢰하는 자에게는 인자하심이 두르리로다 

- 시편 32편 1-11- 


죄라는 개념이 '범죄'를 가리키는 법정 용어로 통념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스스로를 죄인으로 인식하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오늘 시편32편이 고백하는 죄는 첫째로, 율법을 어기거나 알고도 계명을 거스르는 것이며(허물), 둘째, 온전한 인간성을 대표하는 특징(덕)을 상실한 상태(죄)를 말하며, 우리 안에 존재하는 솔직하고 선명하지 못한 찌꺼기들(죄악)을 가리키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모든 게 괜찮은 척 하는 헛된 시도(기만)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마치 오염되고 나쁜 찌꺼기가 섞인 연료처럼 우리 내면의 엔진에 문제를 일으켜 결국 우리를 망가뜨립니다.  죄의 고백이란,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직시하는 것입니다.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찌꺼기들,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은 척 하는 헛된 시도들, 온전한 인간성에서 멀어진 어두운 모습들을 밝히 드러내서 점검을 받는 것입니다.  고장난 우리 삶의 엔진을 닦아내야 새로운 깨끗한 연료를 주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이 다시 힘차게 가동하려면 정기적으로 우리의 내면과 삶에 쌓인 죄의 찌꺼기들을 제거하는 정비를 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오늘 우리가 가장 흔히 범하기 쉬운 죄는 나 자신을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성향에서 나옵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피곤하고 귀찮아서, 복잡한 관계에 휘말려드는 게 싫어서 우리는 스스로가 만든 '동굴' 속에 숨은 채, 나만의 소소한 즐거움에 파묻혀 지내기를 좋아합니다. 모든 건강한 의욕과 활력을 잃은 채 잠과 게임과 TV와 인터넷, 웹툰 등에 빠져 '진짜 세상'과 단절해 지내는 모습이 바로 그런 예가 아닐까요? 사순절은 우리가 애써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숨어 들었던 그 '동굴'로부터 밝은 빛이 비취는 세상으로 나와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 삶의 연료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더러운 찌꺼기들이 더 이상 내 삶의 엔진을 갉아먹지 못하도록 정비해야 할 때입니다.  동굴 속에 파묻혀 나만의 작은 '행복'을 즐기는 삶을 넘어, 어두운 이 땅에 부활의 소망이 비치도록 하는 일에 나를 드리기 위해 스스로를 가두었던 그 동굴 문을 박차고 나와야 할 때입니다. 


기도 : 주님, 모든 것이 귀찮고 피곤해서 피하고 외면하고 싶고, 나만의 작은 동굴에 안주하고 싶은 우리의 연약함과 죄성을 긍휼히 여겨 주소서. 이 사순절 기간이 우리 내면의 엔진에 끼인 죄의 찌꺼기들을 다시 정비하고, 주님이 비춰주시는 밝은 햇살을따라 우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던 작은 안락의자를 벗어나, 부활의 소망의 자리로 나아가는 기간이 되게 하옵소서. 




* 본 묵상글은 <톰 라이트의 사순절 매일묵상>중 일부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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